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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차 마케터, 비전공 늦깎이 신입 개발자 되다 - [2] 국비학원에서 개발 배우기 A to Z

냐냐_ 2021. 5. 1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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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차 마케터, 비전공 늦깎이 신입 개발자 되다 - [2] 국비학원에서 개발 배우기 A to Z

 

 

 

 

 

 

 

부트캠프 vs 국비학원

 

위 1편의 후반부에 썼듯,

그냥 "개발을 이해하는 마케터" 정도가 되고 싶은 마음으로

혼자 노크해 본 개발이 생각보다 재밌게 느껴지는 부작용(?)이 있었고-

 

마침 최측근에 하나둘씩 생겨난 비전공 개발자 지인들이 있어

슬쩍 떠 보았는데, 모두가 개발자로서의 전직에 만족을 하고 있어서

마음이 소란했다.

 

"아 나도 개발자 하고 싶은데" 하는 마음이 커지던 중

남편이 힘을 실어주었다.

 

1) 너는 잘 할거라고 말해 줌

* 나의 마케터 - 강사 - PD 이직 과정을 연애하며 모두 지켜본 사람이고

  실제 개발/기획 관련 협업을 많이 해 본 같은 마케터인데다

  일단 5년이나 한 사람 옆에 있었으면 어느정도 신빙성 있지 않겠나.

 

2) 공부하는동안 책임져준다고 큰소리쳐줌

* 마침 전세살이를 끝내고 자가를 매매하려 알아보던 시점이라

  재무담당자인 남편 속마음은 사실 걱정도 많았을 텐데

  가계는 걱정 말고 공부하라고 지원해 줬다.

  사실 남편 없이 혼자였다면 멀쩡한 직장 때려치고 개발공부를 시작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을 거다

 

 

 

 

 

암튼 이래저래 확신이 생겼고

확신이 생긴 이상 더 망설일 이유가 없어 바로 개발자가 되기 위한 길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비전공자가 개발자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최소 4~6개월의 시간이 필요했고,

독학 / 국비지원 / 부트캠프 3가지 정도의 옵션이 있는 것 같았다.

중문과 나온 내가 독학으로 계속할 자신은 도저히 없었고

공부의 깊이나 밀도, 그리고 방향성을 잡기 너무 어려울 것 같아서

독학은 고려조차 해본 적 없다.

 

국비와 부트캠프는.... 적절한 비유인지 모르겠지만

공교육과 사교육 정도로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국비학원 부트캠프
학비 0만원 / 월
(오히려 취업패키지같은 걸로
나라에서 40만원 정도
지원금이 나옴)
- 200~300만원 / 월
(비대면 수업인데도
이만큼 비싸다)
평판 별로 좋지 않음
(개발자 커뮤니티 참고했음)
? 모르겠음
취업연계 취업율 자체는 높은데
과연 그 회사들의 밸류는..ㅎ
꽤나 핫한 스타트업, IT기업과
채용연계가 잘 되어 있는 듯
수준 개발 지식이 전무해도
꾸역꾸역 따라는 갈 정도로
대체로 평이한 듯
밀도있고, 빡세다고 함
어렵겠지 아마도
코딩테스트 없음
(학원 입장에선 지원금 챙기려고
환영하는 추세인 것 같다)
있는 곳도 있고
없는 곳도 있고
언어 계획에선 뭐 엄청나게 적혀있지만
실 수업이 이루어지는 것은
거의 대부분 Java / Spring
프론트도 다양하고
백엔드도 다양하며
Java는 거의 안 다룸
수업방식 강사님 1인 수업에
대부분 코드 따라치라고 하고
코드리뷰 같은 거 없음
수강생 2인1조로 매칭해서
페어 코딩을 하고
멘토나 튜터가 코드리뷰 해준다고
들었으나 안 해봐서 모름

 

* 위 표는 지극히 개인적인 견해로, 진리의 케바케가 얼마든 적용될 수 있음.

 

 

 

 

 

국비학원 자세한 리뷰

 

제목에 A to Z라고 했으니 위 표에 대해 좀 자세히 적어볼까 한다.

국비학원을 통해 개발 공부하려고 마음먹으신 분들이나 고려중이신 분들이

실태에 대해 좀 명확히 인지하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참고로 국비학원들에 대해 악감정은 딱히 없으며

(어쨌든 나도 국비를 통해 개발자로 취업을 했으니까!)

있는 그대로를 남겨보려고 한다.

 

 

 

 

 

학비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비를 선택한 큰 동기 중 하나이다.

멀쩡히 월급 따박따박 나오던 직장인에서 백수가 되어야 하는데

나에겐 가정이 있고 남편이 있고 아파트도 사야 하고 부양할 고양이도 있다!

 

다행히 N잡러인 나는 이래저래 부수입이 좀 있는 편이었지만

그래도 월급에는 한참 미치지 못할 터.

월 250만원 가량의 부트캠프 학비에 내 생활비까지 생각하니

좀 아득했던 것이 사실이다.

 

국비학원의 경우 학비가 전액 지원되어 부담이 없는데다

취업성공패키지라는 나라의 어떠한 프로그램과 연계되어

학원의 지원금 + 취업성공패키지의 지원금 제도가 있어서,

월 40만원 가량 (학원 종강할 무렵 지원금이 좀더 올랐다.) 용돈을 받으며

공부할 수 있어 큰 메리트로 작용했다.

 

(물론 중간중간 수업 퀄리티에 만족하지 못했을 때는

아 걍 돈 좀 내고 제대로 배울 걸.. 하는 마음이 들었던 게 사실이지만)

TMI긴 한데 우리 부부는 아파트 매매 때문에 한푼한푼이 아쉬웠던지라

결과적으로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평판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국비학원 출신 개발자들에 대한 인식을 찾아보고

국비출신 개발자들의 블로그도 꼼꼼히 읽어보았다.

근데 역시나 진리의 케바케, 진리의 사바사!

그 안에서도 치열하게 열심히 하는 사람은 개발자로 커리어를 잘 쌓아가고 있고

주변에서도 나쁘게 보는 것 같지 않은데

대충 "개발자나 해볼까?" 하고 학원 들어가서 노는 데 몰두한 사람들은

당연히 취업도 잘 안 되고 아는 것도 없어서 욕먹는 것 같더라.

 

국비출신이라 약간은 필터링 당할 수도 있겠다는 점을 인지하고,

각오하고 출발했다.

알게 모르게 필터링이 실제 있었을 수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취업연계

 

이 부분은 진짜 할 말 많다..... 중요한 건 "취업율에 속지말라" 는 것

사실 연봉이나 회사의 비전같은 거 차치하고 아무데나 취업시키면

취업율은 일단 올라간다. 그리고 학원은 그걸 어느정도 권장하며,

알게모르게 가스라이팅도 심하게 하더라.

 

뭐 취업팀이 따로 있어서 여러분의 취업을 도와줄거고 블라블라~~ 하는데

수업 받는 내내 코빼기도 안 보이고 연락도 없다.

가끔 단톡방에 유튜브 영상같은 거 좋은 정보인 것처럼 던져주는데

사실 개발자 되고 싶은 사람이면 이미 보고도 남았을 것들이다.

 

우리 학원의 경우 5개월간의 교육과정이었고, 마지막 5개월차에 접어들 때

취업팀이 본격적으로 서포트를 시작했다.

수업 한 시간 빼고 뭐 자소서 특강이나 면접특강 같은 걸 해주는데

아예 취업경험이 전혀 없는 친구들에게는 그거라도 도움이 됐을지 모르지만

1회 이상 취업을 해 본 사람들에게는 너무 당연한 얘기만 늘어놓는 거라서

이게 뭔 특강이야, 싶은 수준이었다.

 

학원에 연계된 기업들에 자소서를 뿌려준다고 하는데

그 기업들의 연봉수준이 가관이다. 낮게는 2200만원도 봤다.

아무리 신입개발자 진입장벽이 낮아져서 초봉은 좀 낮은 편이고

연봉 금방금방 상승한다지만.. 뭐랄까 좀 많이 후려침 당하는 느낌?

 

그리고 대부분 SI기업이다. 규모는 당연히 아주 작다.

SI기업, 작은 기업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그런 곳에 일단 무조건 입사부터 하라고 세뇌하니까 문제다.

어차피 혼자 백날 공부해봐야 안 늘고 현업에 가서 일해야 실력이 느니까

빨리 취업해서 올리면 된다~~ 라는 기적의 논리를 펼치지만

연봉인상의 기준은 최초에 날인한 연봉계약서라는 건 왜 고려 안 하는데?

 

막달이 되니 "취업 안 되면 어쩌지" "이 실력으로 취업이 되긴 하는건가" 하는

두려움이 들어서 일단 자소서와 포폴을 넘기고 알선 요청을 하긴 했지만

학원에서 알선해 준 회사들 몇 군데 면접 보고 나서 깨달았다.

이건 붙잡을 동아줄이 아님을...

학원이 우리를 헐값에 팔아치우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학원에서 시키지도 않은 포폴페이지 만들고, 블로그도 만들고,

로켓펀치에 성의껏 프로필 등록해서 셀프구직 하고,

사람인/잡플래닛으로 내가 가고 싶은 기업들에 따로 지원했고

결과적으로 학원연계 기업보다 여러 면에서 월등한 기업에 입사할 수 있었다.

 

학원 취업팀의 전문성에 대해서도 의심이 많이 갔는데,

알선해 준 기업 관련 정보가 너무 안 나오길래 어떻게 아는 기업이냐 물어보니

그냥 그 기업에서 연락 와서 소개해 달라고 했기에 해준 거란다.

괜찮은 회사 같은데요? 라고 한다.

재무제표? 가능성? 그런 거 고려도 안 함 ㅋㅋㅋㅋㅋ

 

인성에 대해서도 의구심 든 포인트가 몇 개 있었는데

일단 나는 나이 많은 비전공자니 오히려 어디서든 받아주면

감사합니다- 하고 입사하라는 식으로 말해서 후려치는 느낌이 강했다.

알아서 지원한 회사들에서 면접요청 많이 받고 있었는데

이게 뭔 개소리지 싶었음!

 

그리고 학원 취업팀에 자소서를 기한에 맞춰 넘겨놨더니

다른 동기들 1:1 상담 하면서,

내가 자소서 진짜 잘 썼다고, 보여줄까요? 라고 말했다는 얘길 들었다

저는 남들 베끼라고 기한 내에 자소서 잘 써서 보내드린 게 아닌데요

이건 직접 연락해서 따졌다.

 

우리 학원이 좀 심각한 거였을 수 있지만.....

국비학원은 취업율 올리기에 혈안일 뿐

우리의 연봉과 미래는 알 바 아니라는 것을 반드시 인지하고

학원만 믿지 말고 개별적인 구직활동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수준

 

일단 비전공자인 내가 입과했다는 것은

그 누구라도 입과할 수 있다는 뜻 아닐까 (.....흑)

전체적으로 그렇게 수준이 높진 않다.

 

처음에 30명정도가 있었고, 전공자는 5명 정도였던 듯하고

대학 갓 졸업한 친구들, 막 전역한 친구들, 회사 1~2군데 정도 거친 친구들

이렇게 구성되어 있던 것 같다.

 

열흘쯤 지나니 10명 정도가 빠져나갔다

너무 쉬워서 실망한 것 같은 전공자 두세 명과

너무 어렵다며 떨어져 나간 비전공자 일고여덟 명?!

 

프로젝트를 하면서도 또 다섯 명 정도가 나가서

스무 명도 안 되는 인원이 수료했다.

다행히 우리 반은 수준이 아주 낮지는 않았고

코로나 덕분인지 같이 어울려 노는 분위기도 아니었다

그냥 서로 열심히 질문하고, 알려주며 공부하는 분위기가 있었음.

나는 다 이런 줄 알았는데 다른 반은 쉬는시간마다 라운지에서 같이 게임하고

끝나고 술 먹고 난리도 아니더라; 놀거면 집에서 놀아

반 배정은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나만 안 어울리면 되지 뭐- 하는 자신감도 위험할 수 있는 게

반에서 몇 명만 시끄러워져도 금방 분위기 망칠 것 같다.

이건 근데 의지로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니

분위기가 안 좋을 수도 있다는 각오 정도를 당부한다.

 

 

 

 

코딩테스트

 

국비학원은 코딩테스트는 없다.

근데 내가 수료한 학원 말고 다른 학원에 알아보러 갔을 때,

나이많은 비전공자라고 엄청 구박당하고 쫓겨난 경험은 있다.

더럽고 치사했지만 자기네 취업율 사수하기 위한 방편이겠지;; 망해라

 

간단히 학원 관계자와 인터뷰 정도를 진행하는데

4년제 대학을 나오면 정보처리기사를 딸 수 있어서

좀더 우대해주는 것 같았고 (나는 안땄지만 헿)

열정이나 미래계획 같은 걸 어필하면 좋다.

 

아 그리고 소위 네카쿠라배 같은 IT대기업이나

초봉을 잘 쳐주는 투자 잘 받은 스타트업 같은 곳에서는

코딩테스트를 많이 진행하고,

프로그래머스에서 볼 수 있는 알고리즘 테스트 같은 걸 많이 보는데

국비학원에선 코딩테스트 대비가 거의 불가능하니

혼자 학원 끝나고 공부하거나 하는 식으로 준비해야 하겠다.

 

나도 처음엔 알고리즘 따로 준비해야징~~ 하는 각오로 시작했지만

진도 나가고 조금씩 어려워지면서, 그리고 프로젝트 들어가면서

그날 그날 배운 거만 완벽히 소화해야겠다는 마인드로 바뀌었다.

네카쿠라배를 꿈꾸신다면 국비는 재고하시길..

 

 

 

 

 

언어

 

이건 hrd-net 들어가서 개발 수업 검색해 보면 알 수 있을 텐데

웹퍼블리셔 말고! 개발자 준비하는 수업은

대부분 Java / Spring 기반이다.

심지어 프론트엔드 과정도 말만 그렇지 자바 배운다고 들었음

 

수업계획서 같은 걸 다운받아서 열어보면

자바도 배우고 웹표준도 배우고 뭐도 배우고 뭐도 배워요 하는데

말뿐이고 거의 자바다. 이건 많은 국비학원 후기에 적혀 있을 듯!

 

우리 학원의 경우 아래와 같이 진행됐다.

 

- Java / 1.5개월

- JavaScript + CSS + HTML / 아주 날림으로 2주 가량

   (그래서 위 내용들은 프로젝트 하면서 거의 혼자 구글링해서 익혔다)

- Oracle DataBase / 1개월

   (강사님이 자신있는게 이거라 괜히 좀더 비중있게 다룬 듯)

- 프로젝트 / 1개월

   (아주 기초수준의, 포트폴리오로 쓰기도 어려운 jsp mvc2 프로젝트)

- Spring Framework / 3주

   (드디어 좀 개발다워짐)

- 프로젝트 / 1개월

   (Spring 기반, 포폴에 적극 활용 가능한 수준)

 

 

 

 

 

사실 처음에 내 마음은 프론트엔드를 가리키고 있었는데

자바가 뭔가 개발계의 "수학의 정석"같은 느낌이라서 자바를 택했고,

그게 잘 한 선택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Java / Spring은 아직도 다수의 회사에서 사용하고 있는 언어라

취업에 있어 선택 폭이 넓은 것은 사실이다.

 

다만 나는 힙하고 트렌디한 스타트업에 가고싶어~ 라는 생각이 있다면

자바가 아무 쓸모없어질 수 있으니 유의.

(학원연계 회사들은 죄다 자바 스프링만 하면 된다고 하는데

로켓펀치에 채용공고 올린 회사들은 아무도 자바를 안 찾는 신박한 상황)

 

일단 원티드나 로켓펀치같은 걸 켜서,

어떤 기업들이 어떤 기술스택을 원하는지 파악을 먼저 해 보는 것을 추천.

쓰는 회사는 많으나, 그 회사들이 내가 가고 싶은 회사가 아닐 수 있음에만

유의하면 될 것 같다!

 

 

 

 

 

수업방식

 

국비학원 후기 보다보면 "강사에 따라 퀄이 갈린다"는 얘기가 많을 거다

ㅇㄱㄹㅇ임 완전 완전.

 

우리 반의 경우 중간에 강사님이 한 번 바뀌었는데

뭐 경력 보면 이 회사도 나갔었고 저 회사도 나갔었다 하지만

수업을 잘 하는 강사인가? 라고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아니오였다.

 

개발 기술이라는 게 진짜 끊임없이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트렌드의 전선에는 없더라도 트렌드 파악은 어느정도 하기를 원했는데

구글드라이브가 뭔지도 모르심 (당혹)

컴퓨터를 못 하심 (진심 당혹)

당근마켓 모르심 (....)

 

그래도 우리 반은 어느정도 "직접 코딩해보라"는 미션도 받아서

혼자 타닥타닥 코드 짜 보고 비교할 기회라도 있었는데

내 친구는 그냥 선생님 화면 보고 따라 치는게 끝이라

수업 두 달이 되도록 뭐 한줄 혼자 할 줄 아는 게 없어서 그만뒀다고 함.

 

 

 

 

 

내 진짜 강사는 랜선 속에 있었다.

기초 개념들을 잡는 데는 "얄팍한 코딩사전" 채널이,

자바 공부 과정에서 어려운 점들은 "생활코딩" 이고잉 님 강의가,

프론트 단의 궁금증은 "엘리의 드림코딩" 이,

mvc2모델과 Spring 프레임워크는 "Udemy"의 흑인 강사님이

나를 구제해주셨다.....

 

국비학원 수업만으로는 절대 공부의 깊이감을 가질 수 없는 것 같다.

수업이 마냥 쉽다는 게 아니라, 휘리릭 휘리릭 진도를 나가버려서인 듯하다.

수업 중 애매했는데 선생님이 "그냥 그런 줄 알고 넘어가세요" 했던 것들이나

제한시간 내 완성하지 못한 코드들은 꼭 표시해 두었다가

밤에 혼자 공부하며 다시 코딩해보고,

다른 강의를 병행해서 그때그때 모자란 부분을 채워야 한다.

그렇게 했는데도 내가 생각하기에 나는 딱히 잘하는 신입개발자가 아닌 것 같다.

그렇게 안 한 사람들은 오죽하랴.

 

그래도 맨땅에 헤딩보다는 훨씬 나은 게,

수업중에 반복문을 배웠으면 반복문에 대해 공부하면 되고

수업중에 SQL을 배웠으면 SQL에 대해 공부하면 된다.

 

나는 수업을 내비게이션이라고 생각하고 임했다.

그냥 이 시점에서 뭘 공부하고 뭘 알고있어야 하는지 던져주는 역할 정도?

퀄리티나 깊이에 대해서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이거면 된다고 안주하지도 않았다.

그렇다고 내가 엄청 이해도가 높았던 것도 아니다.

대신 수업에 더할 나위 없이 충실했다.

 

한 번도 졸지 않았고 결석하지 않았다.

수업 중 작성한 모든 코드는 Notion을 통해 필기하고, 코멘트를 남겼다

모든 세팅은 다 캡쳐해서 혼자서도 다시 한 번 해볼 수 있도록 기록했다

이해가 안 갔거나 미심쩍은 부분은 빨간색으로 하이라이트 해 놓고

반드시 복습해서 소화하고 넘어갔다.

한마디로, 정말 정말 열심히 했다.

 

빼곡히 남아 있는 필기

 

Notion 툴을 활용해서 수업때 진행한 모든 코드를 기록하고, 필기했다.

 

학원수업이 끝이 아니다.

사실 열심히 안 할 사람은 몇백만원짜리 난다긴다하는 부트캠프를 가도

개발자로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국비를 선택했다.

부트캠프보다 수업의 질도, 동료들의 학구열도 낮을 수 있을지언정

로드맵만 제시해 준다면 나머지는 내가 채울 수 있다고 믿었다.

 

그 말은 어느정도 맞기도 했고, 아니기도 했다.

(설명 자체를 잘 못하셔서 30분이면 이해할 걸 하루종일 걸린 적이 부지기수라..)

 

국비학원을 통해 개발자가 되었지만

이 길이 아주 효율적이고 빠른 지름길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효율 면에서 한 달 정도의 차이라면,

비용 면에서 많은 것을 얻었기에 결과적으로 만족하는 것일 뿐.

 

경제적으로 여유가 되고 부양할 고양이가 없으시다면

특히 프론트쪽에 집중해서 공부하고 싶으시다면

국비는 추천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국비가 가장 최선의 선택인 사람들이 있다면

약간의 운과 (반배정, 강사 등) 자기의 노력으로 최선의 결과를 만들라고 말해주고 싶다.